일에 치여 살았던 8.9월.
10월에도 그 두려웠던 일상이 이어질까
하루하루 지쳐가는 일상속에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게 없을까 고민하며 발버둥쳐보았다.
인스타그램을 향한 열정도,
자꾸 읽던 리디북스의 추리소설들도,
어쩌다 찾아내는 새로운 웹툰도,
뒤이어 찾아읽던 웹소설도,
무의미해졌다.
와인에 대한 관심으로 약간의 에너지가 살아났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달달한 와인이 마싶어 혼술을 하러 나갈까 했지만 너무 귀찮고
하필 냉장고에 있는 까베르네 쇼비뇽은 마음에 들지 않고
GS25로 달려가 찾은 모스카토는 시원하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줄 소머스비 애플사이다를 사와 홀짝홀짝 마시며
블로그를 끼적여보기로 결심했다.
N사의 블로그에 육아의 기록들을 쌓아오다
해킹을 당한 이후 다시는 블로그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스킨과 이미지를 골라 편집하고,
글을 하나 다시 쓰다보니
이제야 알았다.
나는 내 이야기를 쏟아낼 분출구가 필요했다.
집-회사-육아-코로나.
반복되는 일상에 쉴곳이 없었다.
남편의 자가격리에 추석에도 쉼이 없었고,
먹을걸로 스트레스를 푸는것도 후회만 남았다.
왜 그래서인지 남편에게 하소연하는것도 힘들었다.
걷거나 운동하기에는 퇴근이 늦고,
정말. 아. 끔찍했다.
이기적인 마음에 넑두리를 할 지인들도 사는게 퍽퍽한지 통화가 쉽지 않았다.
그들도 힘들겠지.
울컥울컥 눈물이 올라왔고, 한숨과 불만이 늘었다.
나는... 남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쏟아낼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구나.
아 그래서 그런지 속이 시원하다.
앞으로 한동안 티스토리에서 놀아야지.
아무도 몰래 여기에서 놀아야지.
답답한 이야기는 여기다 다 쏟아내야지.
아! 기쁜소식이 하나 더 생겼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다리미가 왔다.
기쁘다. 아흑.
최근 100일간의 기간중에 오늘만큼 기분이 후련한 적이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 잘 버텨낸 나를 격려하며,
스파이더맨 파프롬홈과 함께 오늘을 즐기리라.
여전히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친구가 생각난다.
그녀에게 이야기를 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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