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미각의 제국 / 황교익

lumos_8288 2012. 4. 3. 18:15

 

 

Review_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이런저런 알만한 음식들과 식재료에 대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구분하며 맛보는것이 좋은지 알려주는 책이다.

부럽다.

결국 미각도 연습이다.

 

Memory_

맵다고 느끼는 감각은 맛이 아니다. 맵다는 감각은 아픔의 감각인 통각이다. 고추에는 캡사이신이라는 매운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입 안에 들어가 통각을 자극하면 몸에서 이 통증을 잊기 위해 엔도르핀이라는 ‘생리적 마약’을 분비하게 되고, 따라서 기분이 좋아지게 되니, 사람들이 고추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매운 고추를 즐기는 우리 민족은 엔도르핀, 즉 ‘생리적 마약’ 중독자들이라 할 수 있다. (28쪽)

흔히들 냉면이라 하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아울러 말한다. 내가 보기엔 이런 분류는 잘못이다. 이름만 평양‘냉면’, 함흥‘냉면’이지 면의 재료와 양념법, 무엇보다 맛의 중심이 전혀 다른 음식이기 때문이다. (107쪽)

떡볶이에서 가래떡 맛은 중요하지 않다. 쫄깃한 식감만 제공하면 그 기능은 끝난다. 그래서, 떡볶이는 ‘떡을 이용한 음식’이라기 보다 ‘고추장과 설탕을 이용한 음식’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114쪽)

강한 중독성을 일으키는 음식에서는 대체로 ‘죽음의 향’이 난다. 인류가 문명을 일으키기 전 백만 년이 넘는 동안 사냥꾼으로 살면서 맡아 온 ‘죽음의 향’에 무의식적으로 강한 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다. 콜라 안에도 이 ‘죽음의 향’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러지 않고서는 전 세계인들을 이렇게 중독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165쪽)

어둠이 있어야 빛의 황홀도 있는 것이다. 미식이란, 음식에서 어둠의 맛까지 느끼는 일이다. (2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