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세계를 움직이는 미식의 테크놀로지 / 츠지 요시키

lumos_8288 2012. 3. 21. 23:21



Review_
상위1%를 매혹시킨 미슐랭가이드 스타셰프의 이야기를
일본의 츠지원 조리학교 교장 츠지 요시키가 담담하면서도 냉철하게 풀어냈다.

번역이 참 잘되서 그런걸까?
츠지 요시키의 미식에 대한 생각이 이 책의 문구 하나하나 담겨있는듯 하다.
너무 멋있다.

미슐랭가이드 자체의 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느낀점은 각 요리사마다 자신이 가진 철학과 기준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 기준과 철학을 가진 요리사들이 더욱 많아져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젊은 인재들이 많기에
그들에게 꼭 필요한 멘토를 찾게해주고 싶다.

아. 정말 한번 만나보고싶다.

츠지 요시키 : 1964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12세에 영국으로 건너가 중,고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문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부친인 고 츠지 시즈오의 뒤를 이어 츠지조리사전문학교 및 츠지조그룹교 교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서양음식문화의 최전선을 조사, 연구해서 프로 요리사 교육에 활용하는 한편, 일본의 음식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 <미식 진화론>(공저)와 <요리에 관한 일을 하고싶다> 등이 있다.




Memory_

산티 산타마리아(Santi Santamaria)

* 요리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다. p. 127
산티 산타마리아가 요리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재료 본래의 맛을 최고의 상태로 끌어내는 일입니다. 그것이 제 요리의 창의력이 아닐까요.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 밸런스가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 또한 창의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재료의 형태를 바꾸는 것은 창의력이 아니지요.
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면서 정확하게 표현하는것이야말로 요리사가 갖추어야 할 창의력입니다.

여러가지 양념과 기술을 총동원해도 '자연'이 만들어놓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법,
그러니 요리사로서는 최고의 재료를 찾는 것 자체가 창의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저널리스트와 요리사의 관계도 음식문화 발전의 요인이 된다. p.134
이건 조금 다른 얘기지만, 미식의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로 '손님과 요리사의 창의적 감각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좀 더 깊이 다루고자 한다. 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 중 하나가 미디어로, 그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색다른 것에 환호하며, 다음 날이면 또 다시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소위 신경병적인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리의 세계도 이같은 증상에 물들어가고 있다.

"저널리스트와 요리사의 관계가 주요하긴 합니다.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요.
하지만 저널리스트가 요리의 유행까지 좌우한다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저널리스트들은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뿐 아니라
요리조차도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경향이 있어서 답답합니다"

미디어의 가벼운 언동은 천재 요리사로 불리던 '엘 불리'의 페란 아드리아 신드롬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아드리아는 탁월한 재능을 지닌 훌륭한 요리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 아드리아는
이 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데, 미디어가 그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리사의 이미지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현재 요리계의 큰 문제점입니다. 미디어가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은 탓에 젊은 요리사 대부분이 자기들도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고 엄청난 오해를 하죠.

아드리아의 본질적인 우수성을 알지 못한 채 앞 다투어 겉모습만 흉내내다 보니 시각적으로만 그럴싸한 요리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흉내만 내는 요리사를 미디어가 '젊은 천재'로 추앙하는 악순환에 빠지다보니 요리계가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이지요."

페란 아드리아는 기초를 철저하게 다진 재능있는 요리사다.
그토록 완벽한 기초 위에서 탄생한 기술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다만 그릇에 담긴 완성품의 참신한 아이디어에만 주목해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젊은 요리사가 많다.
그 악영향에 대해서는 미디어는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기초위에
훌륭한 요리사가 탄생한다.